책은 사람을 닮는다.
출판사와 원고가 만났을 때, 그리고 그 원고를 책으로 만들기로 결정했을 때,
저자의 캐릭터(개성)를 어느 정도 존중하고 살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출판계 전문용어는 자식을 낳는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출판사에서 책은 자식처럼 소중한 존재이다.
그리고 해피스토리 출판사 ISBN 넘버로 확인한 결과, 2024년 2월 현재 120권의 자식을 낳았다.
세상 사람들이 그리 알아주지 않은 우리 자식들일지라도, 출판사 편집자 입장에서는
어느 하나 귀하지 않고, 소중하지 않은 자식이 없다. )
'이미그라트' 저자의 원고는 저자가 성실한 '어쩌다 다시 공무원'(어다공)이 된 특유의 성실함과 꼼꼼함을 갖춘
성격이라는 것을 예상하기에 충분했다.
출판사가 애초 제안한 제목은 '국적의 종말'이었다. 그러나 너무 지엽적이거나 자극적인 제목이라는 내부 회의를 통해
현재의 제목 이민(이리그레이션 Immigration)과 아트(Art, 예술)의 조합으로 '이미그라트(ImmigrArt)'라는
조어가 탄생하였다.
저자는 언론에서 주목하고 있는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세상에 알려진 기사로 접한 이미지의 사람과,
실제 그 사람을 만났을 때의 이미지 간극은 엄청나게 클 때가 대부분이다. 저자 역시 그랬다.
저자는 정말 너무너무 웃기다. 이주민들의 문화를 배워서, 인도네시아 노래, 몽골어 노래로
국제회의를 유치하는 노력을 한다. 그리고 책에 실린 그 만찬 외국 노래 사진에서 빵 터졌다.
우리 디자이너는 회식자리 유흥자리 사진은 빼야하는 것 아니냐고 의견을 제시했지만,
그 사진은 겉은 만찬, 유흥이지만, 그 속은 단단한 외교적 소통, 그리고 문화공존과 수용에 대한
처절하고 성실한 저자의 노력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대로 실었다.
그리고 저자의 성격이 책에 또 나온다. 그것은 어공이라서 가질 수 있는 장점이다. 각 챕터마다 그 정책을 함께 만든
실무자들(사무관들) 이름을 거론하며 감사하다고 한다. 책 앞으로 배치할까 하다가 (보통의 외국책처럼), 그냥
저자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각 장마다 원고 안에 그대로 배치했다.
책에는 국적법, 이민법, 그리고 이민자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 쟁점과 이슈가 나온다.
(영주권전치추의, 전자여권, 개정 국적법, 국적취득의 조건.. 사실 '품행단정'이라는 법무부 '조항'(표현)은 시대를
늦게 따라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품행단정' 이라는 '도덕적', '윤리적' 표현은 어딘가 2024년 빠르게 변하는 대한민국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법은 현실을 정말 뒤늦게, 아주 뒤늦게 반영한다는 오래된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되었다.)
그리고 편집과정에서 7만 명의 새로운 국민을 만든 저자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위대함' 그리고,
5명의 법무부 장관의 추천사, 그리고 저출생 시대, 국가 소멸의 시대에 적극적인 이민정책과 방향이
새로운 탈출구이자 해법이 될 수 있을 수도 있다는 힌트를 얻었다.
저자는 뒷풀이 자리에서 책이 1만 부가 넘어가면, 인도네시아어 노래, 10만 부가 넘어가면
몽골어 노래 부르기 공약을 내세웠다.
이민정책, 타문화에 공존과 수용, 그리고 미래와의 대화가 필요한 사람들은 읽어볼 만한 책이다.
책 출간 이후 뒤풀이 때 유쾌하게 정말 크게 까르르 큰 소리로 웃으면서 한 이야기이지만,
이 책이 국내 최초 탈검찰 1호 '이민행정 리포트'이며, 향후 20년 간은 독보적인 이민정책 관련 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사회과학 저자의 저작물이 귀한 시대이다. 그리고 이 책은 전형화된 사회과학서로서의 편집을 탈피했다.
저자의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원고를 대부분 거의 그대로 살렸다.
예를 들면, 법조인 특유의 논리적인 딱딱함에 '전태일 열사 평전을 밤새 읽고 울었다'이라는 표현들,
'꾸안꾸'(꾸미지 않으나 꾸민듯한) 문장 표현들이 저자 특유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서 대부분 살렸다.
편집은 예술이다. 출판도 예술이다.
예술의 획일화를 거부함으로써, 저자의 특별한 개성을 살리며 다른 출판사에서 봤을 때는 '어색한 편집 문법'들이
등장하지만, 우리 독자적인 편집 개성이자, 갑갑한 편집 틀 안에서 탈출하려는 우리 책의 큰 미덕이기도 하다.
저자와 편집팀들이 호탕하게 웃으며 우리 책 [이미그라트] 대중의 사랑을 기원하는 뒤풀이에서도 이야기를 나눴지만,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분야에 '독보적인 책'이 되리라 확신한다. ^^
'이미그라트'라는 제목 역시 인도네이시어나 몽골어 비슷한 느낌이 들었지만, 다른 제목들을 더 고민하다 그 고민을
그냥 패스했다.
이 역시 우리 책의 이민자 느낌과 어딘지 잘 맞는 것 같았다.
너무나 당연해서 감사함을 몰랐던 '국적'의 소중함도 저자 덕분에 느꼈다.
저자는 '재판이 과거의와 대화'라면, '이민정책은 미래와의 대화'라고 설득력 있게 말한다.
그래서 미래시대 국적의 유연함과 이민 정책의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다양한 문제의식과 그 해법들을 제시했다. 책에 담긴 내용들이 많이 현실 이민 정책에 곧 반영될 것 같다.
'이미그라트', 용기를 내서 시장에서 대중들과 만나자. ^^ 사랑 많이 받으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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